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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16

[ABC트레킹] 고요한 마을 톨카 톨카로 가던 도중 첫 번째 만난 손님, 히말라야견. 우리가 인기척을 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양지바른 집 앞에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마을이 고요하고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마을로 들어서자 머얼리 설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갈수록 점점 설산이 가까워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듯했다. 2월 겨울인데도 톨카에서는 아직 야채를 재배중이고 어느 집 앞마당에 있는 나무에는 이름모를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습곡 아래 강 건너에 있는 마을에는 다랭이논이 펼쳐져 있었다. 습곡 강 건너가 트레킹의 하산 마지막 지점인 시와이(Siwai)쯤 되는 것 같았다. 설산에는 시간마다 구름층이 오고가고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첫째날 목적지인 란드룩으로 가는 내내 구름이 모양을 바꾸고 있었다. 한동안 .. 2021. 4. 14.
[ABC트레킹] 포타나, 피탐데우랄리 포타나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너머 롯지들이 나왔다. 앞마당에 야외테이블이 있는 롯지도 있고, 규모가 꽤 큰 2층으로 된 롯지도 보였다. 야외테이블 넘머 광활한 산들이 펼쳐져 있었는데 산 위로 커다란 구름층이 몰려오고 있었다. 곧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다. 포타나를 지나자 울창한 숲이 나왔다. 몇백 년이나 된 나무들일까. 원시림이 펼쳐진다. 머얼리 설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안나푸르나일까. 꽤 멀어 보인다. 트레킹 첫날 처음 보는 설산이었다. 포타나를 지나 피탐데우랄리(Pitam Deurali)쯤 되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통신이 되었다 안되었다 반복되기 때문에 나중에 사진 위치정보를 보니 룸레(Lumle)로 나왔다. 하지만 네팔 현지 지도를 보면 피탐데우랄리가 맞는 것 같았다. 어디를 가나 만.. 2021. 4. 13.
[ABC트레킹] 왜 오스트리안캠프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오전 11시경부터 칸데에서 시작한 트레킹 초반부터 가파른 계단 오르막이 나왔다. 북한산 백운대 코스도 숨이 가쁜데, 여긴 더 심한 것 같았다. ABC까지 우리의 짐을 날라줄 청년 포터들은 20킬로그램 정도의 배낭을 메고도 호흡 하나 흐트러트리지 않고 사뿐사뿐 나아갔다. 반면에 우리는 시작부터 호흡이 거칠어지고 숨이 찼다. ABC트레킹 위해 3~4개월 전부터 매주 북한산에서 나름 훈련한다고 했지만 800미터의 북한산과 1,700미터의 안나푸르나 시작지점과는 고도 차이는 분명 다른 듯했다. 첫 번째 마을인 오스트리안캠프 이정표가 나타났다. 쉬는 중간에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몇 장의 트레킹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더니, “북한산 멋있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정말 그랬다. 오스트리안캠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꼭 .. 2021. 4. 2.
[ABC트레킹]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을 위한 지도 네팔 현지에서 가이드로부터 받은 안나푸르나 지도다. 지도와 함께 트레킹 루트, 버스, 택시 등의 교통, 강, 산, 롯지, 학교 등 기본 기호들을 숙지하면 좋다. 낯선 지명과 지형 때문에 처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트레킹을 갔다오고 난 뒤, 한국에 돌아와서야 전체 그림이 그려졌으니까. 그래서 각 마을 지명과 고도를 미리 외워두면 트레킹에 유리하다. 사실 고도계가 달린 시계를 가지고 갔다. 내 시계는 해발 100미터 정도의 오차범위가 있었다. 오차범위를 수정했어야 했으나 작동법이 복잡하여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현장에 가 보니 별도의 고도계가 필요 없었다. 이정표마다 고도를 표시하고 있고 마을마다 고도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일반시계를 차고 가고 충분하다. 그리고 이왕이면 각 마을에 대한 .. 2021. 4. 1.
[ABC트레킹] ABC트레킹의 시작 - 아름다운 포카라 아침이 밝았다. 호텔에서 조식을 간단하게 하고 여행사에서 준비한 다인승 밴을 타고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으로 갔다. 기상악화로 오전에 포카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칠 경우 트레킹 전체 일정이 뒤틀리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 나섰다. 국내선 공항 역시 작고 소박했다. 포카라행 비행기표를 받았다. 좌석 위치가 궁금했다. 왜냐하면 포카라로 가는 비행기에서 히말라야 산맥의 장관을 보려면, 갈 때에는 오른쪽에, 카트만두로 되돌아 올 때에는 왼쪽에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발 오른쪽 창가로 당첨되길 바랐다. 하지만 운수 나쁘게 왼쪽 좌석에 당첨되었다. 미리 말하자면 ABC트레킹을 끝내고 카트만두로 돌아올 때에는 왼쪽 창가쪽 좌석에 앉게 되었다. 그때 본 히말라야 산맥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2021. 3. 30.
[ABC트레킹] ABC 트레킹을 위한 기본 정보 (1) 히말라야 산맥 히말라야(himalaya)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의 눈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가 결합되어 생긴 말로 '눈의 거처, 즉 만년설의 집'을 의미한다. 800만 년 전, 아프리카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면서 총 길이 2,400킬로미터, 높이 8천 미터에 달하는 거대 산맥이 생성되었다. 그것이 바로 히말라야 산맥이다. 히말라야 산맥은 네팔, 인도, 파키스탄, 티베트, 부탄에 걸쳐 있다. 티베트 고원과 광활한 산맥이 있어 공기가 좋은 청정구역으로 둘러싸여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에어비주얼어스(air visual earth)를 보면 티베트 고원은 청정구역으로 보이지만 인도는 중국과 비슷한 대기오염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인도.. 2021. 3. 28.
[ABC트레킹] 신이 허락한 자만이 잠시 머물다가 가는 산, 8천미터급 14좌가 있는 곳! 히말라야 산맥 -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시작 지난 10년 간 발에 땀이 나도록 전국을 쏘다녔다. 매번 다녀도 한반도의 남쪽은 늘 아름답다. 산도 많고 섬도 많고 아직도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지리산둘레길이나 제주올레길, 강릉바우길, 동해안 해파랑길은 물론이고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면 한반도의 북쪽도 기대된다.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타고 유럽까지 가보는 일도 남아 있다. 하지만 한반도의 북쪽이 언제 열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티아고 순례길, 일본의 오헨로 순례길, 캐나다 로키 트레킹,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계선 피레네산맥 트레킹, 알프스산맥의 몽블랑 트레킹, 실크로드 유라시아 트레킹 같은 로망을 찾아 해외로 나서는지도 모른다. 그 많은 해외 트레킹 코스 중에서 아무래도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심장을 쿵쿵 두드리며 불.. 202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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