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타나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너머 롯지들이 나왔다. 앞마당에 야외테이블이 있는 롯지도 있고, 규모가 꽤 큰 2층으로 된 롯지도 보였다. 야외테이블 넘머 광활한 산들이 펼쳐져 있었는데 산 위로 커다란 구름층이 몰려오고 있었다. 곧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다.
포타나를 지나자 울창한 숲이 나왔다. 몇백 년이나 된 나무들일까. 원시림이 펼쳐진다.
머얼리 설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안나푸르나일까. 꽤 멀어 보인다. 트레킹 첫날 처음 보는 설산이었다.
포타나를 지나 피탐데우랄리(Pitam Deurali)쯤 되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통신이 되었다 안되었다 반복되기 때문에 나중에 사진 위치정보를 보니 룸레(Lumle)로 나왔다. 하지만 네팔 현지 지도를 보면 피탐데우랄리가 맞는 것 같았다.
어디를 가나 만나는 작은 가게, 동네 아주머니들이 반갑게 트레커를 맞아주었다.
점심을 먹는데 유럽에서 온 젊은 연인이 와서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포터는 없고 네팔인 여성 가이드 한 명이 동석하고 있었다. 여성 가이드 1명과 함께 다른 길로 트레킹을 한다고 했다. 보통 계곡과 강줄기를 따라 트레킹을 하는데 유럽 연인들은 산등성이 등산로를 따라 트레킹을 하려는 것이다. ABC트레킹 루트가 다양하다는 걸 알았다.
지도를 보니 마르디 히말 트렉(Mardi Himal Trek)이었다.
안나푸르나의 하늘 길이라 하는 이 길은 2,142미터의 피탐데우랄리에서 시작하여, 밤부와 도반 사이에 있는 마르디 히말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길이었다. 베이스캠프 고도를 보니 4,500미터였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ABC트레킹과는 차원이 다른 트레킹 코스였다.
처음에 보았던 지도를 다시 보면, 마르디 히말 트렉을 하늘색 라인으로 표기된 부분을 따라가면 각 캠프가 보인다.
- 피탐데우랄리(2,142미터)
- Kokar Forest Camp(3,050미터),
- Low Camp(3,050미터),
- High Camp(3,900),
- Mardi Himal Base Camp-West(4,500미터)
이 외에도 안나푸르나에는 마차푸레 모델 트렉(Machhapuchhre Model Trek) 등이 있다.
인간이 아직 도전하지 못한 세계 3대 미봉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마차푸차레와 아마다블람이고, 또 한 좌는 알프스 산맥에 있는 마테호른이라고 한다. 2009년 히운출리(6,441미터) 미개척 루트인 북벽루트 개척을 위해 한국의 직지원정대가 도전했다가 2명이 실종된 일도 있었다. 안나푸르나는 그만큼 넓고 깊은 산이다.
점심식사를 하던 도중 소나기가 쏟아졌다. 소나기는 톨카까지 가는 내내 쏟아졌다. 우리의 젊은 포터들은 일찍 식사를 마치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롯지의 깃발이 거칠게 흔들렸다.
톨카로 가기 위해 우비를 쓰고 험한 내리막을 내려간다. 2,142미터의 피탐데우랄리에서 1,700미터의 톨카로 내려가는 길이니 내리막이 험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동안 험한 내리막을 내려오자 평탄한 임도가 나왔다. 톨카까지 1시간, 오늘 목적지인 란드룩까지 2시간 남았다.
톨카로 가는 길은 차량이 다닐 수 있을 만큼 넓다. 새로 길을 정비하는 곳이 많았다. 포크레인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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