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히말라야 산맥
히말라야(himalaya)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의 눈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가 결합되어 생긴 말로 '눈의 거처, 즉 만년설의 집'을 의미한다. 800만 년 전, 아프리카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면서 총 길이 2,400킬로미터, 높이 8천 미터에 달하는 거대 산맥이 생성되었다. 그것이 바로 히말라야 산맥이다.
히말라야 산맥은 네팔, 인도, 파키스탄, 티베트, 부탄에 걸쳐 있다. 티베트 고원과 광활한 산맥이 있어 공기가 좋은 청정구역으로 둘러싸여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에어비주얼어스(air visual earth)를 보면 티베트 고원은 청정구역으로 보이지만 인도는 중국과 비슷한 대기오염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인도의 경우 몬순기후 (monsoon climate)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몬순기후는 여름에는 대양에서 대륙으로, 겨울에는 대륙에서 대양으로 계절풍이 분다. 그 계절풍이 여름에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지 못해 주저앉고, 겨울에는 티베트 고원의 쾌적한 공기가 또한 히말라야를 넘지 못해 늘 대기오염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8천 미터 고산을 대부분 품고 있는 네팔의 경우에도 인도의 영향으로 대기오염이 심한 편이다. 다행인 것은 네팔 카트만두의 지독한 대기오염을 보다가 포카라를 거쳐 안나푸르나 부근으로 가면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다.
(2) 네팔 면적과 인구
네팔의 면적은 14만㎢ 로 한반도의 약 3분의 2정도다. 인구는 3,200만 명이고 인도 아리안계가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는 몽골리안계, 티베트계, 토착민계 등 30여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도와 비슷한 카스트제도가 있었으나 1963년 폐지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카스트제도는 암묵적으로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현지인들은 성씨와 얼굴 생김새만 봐도 그 사람이나 가족의 계급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계급간 이동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3) 네팔 음식
네팔에서 지내다 보면 인도와 비슷한 음식을 자주 만난다.
네팔인들의 주식은 달밧이다. 쌀밥에 녹두죽, 그리고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커리(Curry) 요리가 함께 나온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가정식 백반 같은 것이다.
트레킹을 하다보면 달밧을 아주 자주 먹게 된다. 달밧 외에도 닭고기나 양고기를 이용한 커리(Curry) 요리도 있는데 먹을 만하다. 현지식에 잘 적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달밧을 자주 먹다보면 한국음식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4) 숙소
ABC트레킹을 위해 숙소는 롯지(Lodge)를 이용한다.
롯지는 민박, 게스트하우스 같은 개념인데 음식과 필수품을 함께 파는 곳이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롯지에 가면 늘 어둡고 춥다. 낡고 누추한 느낌이 들지만 대부분 청결하게 운영하고 있다.
(5) 기후와 온도
네팔의 기후를 이해하는 것은 트레킹을 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크게는 건기(9월부터 다음해 5월)와 우기(6월부터 8월)로 나뉜다. 계절로 구분하면 봄은 3월~5월, 여름은 6월~8월, 가을은 9월~11월, 겨울은 12월~2월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이런 구분은 카트만두나 포카라에 있을 때만 해당된다.
트레킹을 시작하는
칸데(kande/1,770미터)에서부터
포타나(pothana/1,890미터),
톨카(tolka/1,700미터),
란드룩(landruck/1,565미터),
뉴브릿지(New bridge/1,340미터),
지누단다(jhinudanda/1,780미터),
촘롱(chomrong/2,170미터),
시누와(sinuwa/2,360미터),
밤부(bamboo/2,335미터),
도반(dobhan/2,600미터),
데우랄리(deuali/3,230미터),
MBC(Machapuchare Base Camp/3,700미터),
ABC(Annapurna Base Camp.4,130미터)까지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면 점점 겨울로 접어든다. 특히 밤에는 고도가 높을수록 추운 겨울이 된다. 따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는 모든 의복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건기와 우기로 구분해서 건기 때에는 우비를 준비하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본다. 우기든 건기든 우비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다. 또 하나 네팔과 히말라야에도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의 그늘이 짙고 넓게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수십 년 간 히말라야 빙하가 꾸준히 녹고 있다. 세계 전문가 수백 명이 참여하여 발간한 <힌두쿠시 히말라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2100년에는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 3분의 2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어느 날 오후 데우랄리 롯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눈이 쏟아졌다. 난생 처음으로 눈사태도 보았다. 거대한 습곡 곳곳에서 폭포처럼 떨어지는 눈사태는 무서울 정도다.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우리를 안내하던 가이드 라마 씨가 말했다.
“작년에는 어땠나요?”
우리가 묻자, 라마 씨는 대답했다.
“보통 12월까지 눈이 쏟아지지만 2월에 폭설을 보는 것은 저도 처음입니다.”
앞으로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전달하겠지만 점점 이상기온에 시달리는 히말라야 기후에 대해서는 폭설이나 눈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매우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6) 환전
네팔에서는 현지 화폐인 루피와 달러를 주로 사용한다. 환율에 따라 변동이 있겠지만 대략 한국 돈 10만원이면 1만 루피에 해당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한국에서 달러로 환전하고, 네팔 현지에서 루피로 다시 환전하는 게 유리하다.
네팔에서는 규모가 있는 호텔, 롯지, 마켓, 음식점에서는 되도록 고액권(500루피, 1,000루피)을 사용하여 잔돈(10, 20, 50, 100루피)을 모으고, 트레킹 도중 만나는 작은 마켓에서는 잔돈으로 셈을 하는 것이 좋다.
(7) 고산병
네팔 트레킹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큰 고민이 바로 고산병이다.
고산병이란 2,500미터 또는 3,000미터 이상의 고도로 올라가면 겪게 되는 증상이다. 산소가 적어지고 기압이 낮아지는 고도에 적응하기 위한 신체 변화의 한 증상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점차 적응하기도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현기증, 두통, 구토, 식욕부진, 호흡곤란 등을 동반하며 심하면 뇌부종이나 폐부종(폐에 물이 차는 것)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론 고산병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트레킹에 임하지만, 문제는 고산병이란 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겪어 본 높은 고도란 1,950미터의 한라산이 전부이기 때문에 2,500미터 이상의 고도에 가 본 일이 없는 사람은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 경험해 본 결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3,230미터의 데우랄리 롯지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이 땡땡하게 불은 느낌 외에는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
다만 하루에 500~1,000미터 이상 빠르게 고도를 올릴 경우 고산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 말은 트레킹 할 때 충분하게 쉬면서 서서히 고도를 올리라는 뜻이다. 물론 랑탕 트레킹 할 때에는 하루에 1,000 미터씩 고도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들 트레킹 가이드 경험이 풍부한 라마 씨는 “한국 사람들은 고산병에 강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튼 고산병은 고도를 갑자기 올릴 때, 매우 추운 환경에 노출될 때, 수분이 매우 부족할 때 복합적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고도를 빠르게 높이지 말고 천천히 트레킹을 하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추위에 대비한 체온 유지, 충분한 수분 섭취가 고산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대비책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대비책 외에 우리는 아스피린, 다이아목스(Diamox), 타이레놀 그리고 의사처방전을 받아 구입한 팔팔정을 가지고 갔지만 사용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에도 늘 대비할 필요가 있다. 고산증상이 심해질 경우 응급처치로 가모우백(기압을 높여주고 산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해주기 위해 만든 기구)을 사용하기도 한다. 단 가모우백 사용 후 빠른 시간 내에 고도를 1,000미터 낮춰야 한다고 한다. 결국 히말라야에서 빠르게 하산하는 방법은 헬리콥터밖에 없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헬리콥터 이용 비용은 대략 1,800달러 정도다.
'trek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ABC트레킹] ABC트레킹의 시작 - 아름다운 포카라 (0) | 2021.03.30 |
---|---|
[ABC트레킹] 인천공항에서 카트만두까지 (0) | 2021.03.29 |
[ABC트레킹] 여행사, 가이드, 포터, 비자, 트레킹퍼밋 (0) | 2021.03.29 |
[ABC트레킹] ABC 트레킹을 위한 기본 준비물 (0) | 2021.03.29 |
[ABC트레킹] 신이 허락한 자만이 잠시 머물다가 가는 산, 8천미터급 14좌가 있는 곳! 히말라야 산맥 -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시작 (0) | 2021.03.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