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누단다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서 주민들이 밭을 갈고 있다가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평화로운 마을이다. 입구에는 돌들이 쌓여 있었다. 트레킹 내내 돌계단을 관찰하면서 왔기 때문에 돌들에 눈이 갔다. 낮고 촘촘하며 가지런한 돌계단이다. 동양인에게 딱 알맞게 만들어 놨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주는 돌계단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자연스럽게 트레커들도 혜택을 받고 있다. 우리가 점심식사를 할 롯지다. 힌두교 경전을 담은 오색기가 펄럭이고, 롯지 뒤에 있는 산 너머로 커다란 구름과 설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롯지에는 전 세계에서 온 많은 트레커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모여 들었다. 점심을 먹는 도중에도 여러 팀의 트레커들이 오고갔다. 트레커들은 롯지에서만큼은 느긋하게 움..
적막한 마을 톨카를 지나 란드룩으로 가는 길에 처음 사람을 만났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동네 꼬마들. 짖굳게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주었다. 시간을 보니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초등학생 3~4학년쯤 되는 것 같았다. 슬리퍼에 겨울과 가을 중간쯤의 옷을 입고 있었다. 네팔에는 인도 아리안 계열 외에 30~50여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지만 외지인들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무튼 뭐가 되었든 아이들 표정이 밝고 예뻤다. 우리 일행도 아이들을 만나자 함박꽃처럼 웃었다. 안나푸르나 오지에서 티없이 맑은 아이들을 만난다는 게 이처럼 행복한 일이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한국에서 준비해 온 노트와 펜을 아이들에게 나눠 주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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