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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단도시 고택 서호정사
서호정사라는 이름을 가진 고택

눈이 내린 파주출단도시에서 가장 볼 만한 곳이 바로 '서호정사'라 불리는 한옥이다.
제법 오래된 정읍의 한 고택이 이 곳에 왠일일까? 하면서도 아담하지만 단아한 고택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이 곳에 정읍의 고택이 옮겨진 사연은 고택 앞 깨알같은 글자가 가득한 안내 표지에 다 담겨 있다. 
파주출판도시 초대 이사장이었던 열화당 이기웅 대표의 오랜 노력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연이 길지만 일부만 소개한다. 

 

이 한옥은, 전라북도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에 위치한 김동수 가옥 오른편에 있던 '김동수 씨 작은댁의 사랑채를 옮겨 세운 것이다. 1971년 중요 민속자료 제26호로 지정받은 '정읍 김동수 가옥‘은, 김동수의 육대조이자 입향조인 김명관( 1755~1822)이 1784년경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동수 씨 작은댁’은 은 이로부터 삼십여 년 후에 김명관의 아들 김상하(1797-1814)가 착공하여 십여 년 걸려 지은 것으로, 상량문의 기록에 따르면 1834년에 완공된. 백칠오 년의 역사를 지닌 고가(古)이다. 
이 집은 나와 정읍의 오랜 인연으로, 그리고 문화적 신념을 같이한 이곳 출판도시의 여러 출판인들의 의지로 이곳에 옮겨 세워졌기에, 그 인연의 내력과 이건의 과정을 아래와 밝혀 적는다. 
내가 출판사 열화당을 설립한 후 미술과 한국전통문화에 관한 책들을 의욕 넘치게 출간하년 1979년 무렵, 당시 인하대학교 교수이자 민속박물관장으로 있던 김광언 선생이 ‘정읍 김동수 가옥’에 관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해 왔다. 김광언 선생이 이 집을 알게 된 것은 한문학자인 성균관대학교의 임형택교수를 통해서였다. 임형택 선생은 김동수 가옥이 위치한 산외면 오공리 출신으로, 그의 집안은 김동수 집안과 내종간이었는데, 이 빼어난 고택을 눈여겨 봐 오다가 국가적인 보존과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당시 전북대 교수이자 문화재 위원으로 있던 김광언 선생께 그 집을 한번 봐 주십사 청했던 것이다. 김광언 선생이 정읍에 내려가 그 집을 처음으로 본 것이 1970년이었며, 이듬해 5월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받게 된다. 
나는 당시 우리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달랐던 사진가 주명덕 선생과 함께 정읍으로 향했다. 김동수가옥이 위치한 산외면 오공리라는 마을 앞으로 동진강 상류가 서남쪽으로 흐르고 뒤에는 그 모양이 지네를 닮았다고 하여 지네산이라고도 불리는 창하산이 둘러있는, 전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을 이루고 있었고, 나는 그 집 구석구석에서 조선조 선비의 꼿꼿하면서 단아한 풍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출간 작업이 시작되어, 주명덕 선생은 여러 차례 정읍에 내려가 사진 찰영을 해주었고, 김광언 선생은 이 집이 위치한 마을의 풍수지리에서부터 김동수 씨 집안의 내력, 건물의 구조, 건축적 특성, 아름다움을 해설하는 글을 써 주어, 1980년 11월 『정읍 김씨집』이 출간되었다. -이하 생략 - 파주출판도시 서호정사 안내표지판에서

긴 사연보다는 한 겨울에 인적없는 이 곳에서 눈 쌓인 고택의 담장 만큼 아름다운 건 없는 것 같다.

담장 기와까지 옛것을 그대로 가져 와서 복원한 담장.
눈 쌓인 풍경이 단아하지만 더욱 아름답기만 하다. 

 

 

오는 겨울, 눈이 오는 날엔 파주출판도시로 가서 그 정취를 느껴보시라. 덕수궁 돌담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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